iBank접속




관리자 2007-11-14 Newflex@newflex.co.kr
<2007.11.13> 영남일보>사설/컬럼>(주)뉴프렉스 임우현대표
새 페이지 1
[CEO칼럼] 국감에서 다시 확인된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의 '지나친' 연봉에 민간기업 근로자들 허탈

 

대학시절, 비록 감성이 무딘 공학도라 할지라도 한두 번쯤은 쇼펜하워나 헤겔 또는 니체의 철학서에 눈길을 멈추고 그 난해한 문장과 씨름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독서량이나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었던 필자 역시 응용화학을 전공한 공학도로서 철학분야에 관심을 가질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친구의 하숙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된 니체의 철학서들은 그 제목에서부터 문외한의 눈길을 끄는 마력이 있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외에도 몇 권의 책이 더 있었는데, 내가 버거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 차라투스트라였다.

몇날 몇달에 걸쳐 읽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맛없는 음식을 입속에서 깨작거리듯 하면서도 오기로 끝까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2천년 서양의 역사를 지배하며 인간의 삶을 지탱하게 해 준 신(神)의 자리를 현대문명이 생산하는 물질과 이성(인간)이 대신하게 됨으로써, 삶의 그루터기를 잃어버리게 된 20세기 인류의 불안과 절망의 표현으로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외쳤던 것이라 나름대로 정리하고 살아왔다.

사실 20세기 초에 니체가 &quot;신은 죽었다&quot;고 선언했을 때, 사람에 따라서는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천재의 오만함으로 비판받기도 하고, 또 다른 부류들은 무조건적인 혐오와 거부의 몸짓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아무튼 철학은 평범한 사람에겐 어려운 학문이라 그런지, 니체 사후 1세기가 흘러간 지금도 그를 통찰력이 뛰어난 문명 비평가, 또는 인간의 자유정신과 본능을 억압하는 일체의 권위나 관념에 용기 있게 맞서 싸운 사상가, 또는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본 구도자로 떠받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갓 인간으로서 신을 능멸한 정신착란증 환자로 매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21세기 초입의 서양도 아닌 동방의 한 시끄러운 나라에, 노쇠하여 선악의가치분별력을 상실한, 죽은 니체가 참다못해 지하에서 다시 되돌아온 모양이다. 최근 어떤 여론조사 기관의 자료를 보니, 우리나라 예비신부의 신랑감 선호도 1위는 공기업 직원이라고 한다. 소위 요즈음 인구에 회자되는 '신이 내린 직장'에 다니는 남자에게 시집가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란다.

우선 신랑은 일반 공무원과 비교가 안되는 높은 급료를 집에 갖다 줄 것이고, 성과급에다 상여금까지 얹어서 다양한 복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능력계발에 관계없이 정년을 보장받는, 사기업에서는 오래 전에 폐기처분된 평생직장의 향수가 그곳에는 건재해 있는 것이다. 회사가 수십억, 수백억원 적자를 내도 나라에서 다 메워 주므로 직원 각자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러니 공기업 직원이 판사, 검사, 의사, 변호사, 교수, 벤처 기업가를 제치고 신랑감 후보 0순위로 된 것이다.

얼마전 TV뉴스를 지켜 본 전국의 서민들은 경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100% 국민 혈세로 출자하여 설립한 국책은행 두 곳이 대표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특히 어느 한 은행은 직원 2천400명 가운데 억대 이상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400명이 넘는다고 한다. 6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 직장이니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 속담에 &quot;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quot;라는 말이 있다. 몇 년째 사업이 모두 어렵고 개인 파산자가 증가일로에 있는데, 사촌이 논을 사서 배가 아픈 시샘이 아니라, 열심히 준비해 입사한 직장인들이 줄서기에 따라 빈부 위화감만 키워 나가는 현실의 구조적 맹점을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건지. 하루에 10시간씩 주야 교대로 박봉을 참아가며 산업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애처로운 직원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 건지, 누군가 대답해주면 좋으련만.

임우현(뉴프렉스 대표)
리스트

?뚯궗?뚭컻 ?ㅼ떆?붽만
濡쒓퀬